이수경의 도자기를 오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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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설 ‘용생구자’에 따르면, 용에게는 아홉 마리의 아들이 있었으나 모두 돌연변이라서 용이 되지 못하고 다른 짐승의 모습을 한 채 인간 세계에 머물렀다. 돌연변이, 혼종, 이질성은 이수경의 예술세계를 해석하는 주요한 개념이다. 작가의 대표작 〈번역된 도자기〉는 도공에 의해 무참히 버려진 도자 조각을 모아 ‘금(crack)’을 ‘금(gold)’으로 메꾸어 새로운 오브제로서의 생명력을 부여한다. 이번 전시는 길이 5m, 무게 1.5t에 달하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 〈번역된 도자기: 이상한 나라의 아홉 용〉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 자리다. 거대한 도자기 형상을 대면하고 쓸모있음과 쓸모없음의 가치가 전복되는 과정을 스스로 감각해볼 것. 
January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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