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현장:인터뷰]단색화가 최명영‥추사 김정희 ‘一橫’과 흔적의 ‘평면조건’[4월21~5월29일, 더 페이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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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청한 바람이 내왕(來往)하는 양지바른 산등성 오랜 세월의 비문(碑文), 고고(孤高)한 수행이 피워낸 꽃 한 송이가 머금은 우주, 허세(虛勢)가 자리할 수 없는 평온의 숨결이 전시 공간 곳곳에 흘렀다. 작품세팅은 비움과 채움이 공존하는 안정감으로 관람의 시선을 인도한다. 하나의 필획(筆劃)처럼 작품배치의 격조가 전시장에 가득 맴돌았다.

 

단색화가 ‘최명영(CHOI MYOUNG YOUNG)’전(展)이 4월21일 오픈하여 5월29일까지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더 페이지갤러리(The Page Gallery EAST)’에서 성황리 전시 중이다. 한국단색화 폭과 깊이의 심원(深遠)한 지평을 ‘평면조건’연작으로 펼쳐 보이는 최명영 화백을 전시장에서 만났다.

이번 개인전은 100호 이상 대작 10여점을 포함하여 총50여점이 ‘최명영 50년 화업’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내가 생각하는 회화 관점을 여러 방법으로 해석한 드로잉”이라고 말한 것처럼 1970년대 중반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일상적인 호흡이 그대로 녹아있는 드로잉 40여점이 아카이브(archive)의미를 더 했다.

“최명영 ‘평면조건(Conditional Plane)’에서 최소 단위는 수직, 수평의 선과 면이다. 작가는 검은색 바탕 위에 수많은 흰색 붓질을 중첩시켜 바탕을 지워나가면서, 한편으로는 흰색을 쌓아 올리는 작업을 한다. 화면의 검은 선들은 백색 물감을 중첩하는 과정에서 남은 최소한의 여백이다. ‘평면조건’을 위한 또 하나의 최소단위는 색이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흑색과 백색은 다른 색의 본질을 포용할 수 있는 중립적인 색이며 작가가 추구하는 평면성을 이루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색이라 할 수 있다.1)”

April 2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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