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영, 평면에 다가가며 ‘지워서 그린’ 그림

세종문화N

이것은 ‘그린 그림’이 아니다. 설명 하자면 ‘지운 그림’이다. 세종대극장 북측계단의한자리를지키고있는 최명영b.1941<평면조건 2105>. 언뜻보면,허연바탕위에수직·수 평의 직선을 무작위로 그어놓은 듯 하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유백색 물감을가로혹은세로로칠한붓질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원래 이 작품의 바탕은 검정이었다. 화가는 그위에백색붓질을숱하게반복해 어둠을 덮어갔다. 색이 쌓이는 동시 에또다른색이지워진것이다.작 품앞에선관객들이보게되는검은 선은, 그러니까 흰색이 얹히지 않는 빈자리다. ‘그린 그림’이 아니라 ‘지 운 그림’이 된 셈이다.

“그림은 뭘까? 미술이란 대체 무엇 이란 말인가?”

October 25, 2023
28 
of 158